[김용현기자수첩] 어쩌다보니 편집장?
상태바
[김용현기자수첩] 어쩌다보니 편집장?
  • 김용현
  • 승인 2020.03.24 1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핑턴포스트 데스크칼럼 제목이다. 허핑턴은 트위터가 일반에 확산되면서 순식간에 언론지형을 바꿔버렸다. 범생들 사이에 뛰어든 악동 하나가 동네를 휘감아 버린 정도랄까.

독자가 관심있어 하는 걸 다양한 시각에서 보여주고 SNS를 통해 확산하는 방법으로 회사를 키워왔다.

그 신문사 칼럼 제목이 [어쩌다보니편집장] 이다. 영화 전문가 강병진이 창간멤버가 되어 하다보니 편집장이란 감투를 쓰게 됐다는 얘길까?

신문을 처음 하면서 자청해서 맡은 타이틀이 편집국장이었다. 사내가 평생 해볼만한 직업이 세가진데 선장,야구감독,편집장 이라는 말이 근사해 보였다. 마음대로 할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조선일보 김대중은 흔들리지 않는 보수의 상징이었다. 한겨레 송건호는 진실이라면 목숨도 건다는 정신으로 자리를 지켰다. 동아일보 김중배는 퇴직하며 이제 언론은 진실과의 싸움이 아닌 자본과의 싸움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김현은 주어와 동사만으로 3.5매 만 쓰는 컬럼으로 남았다. 경기일보 송광석은 입사 초기부터 동료들에게 저건 나중에 편집국장 할놈이란 소릴들었다.

돌아가는 윤전기를 세울수 있는 사람. 기사를 아무런 설명없이 빼도 댓거리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

누군가는 결정을 내려야 하고 편집국장은 결정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편집국장 자리가 어쩌다보니 맡게 된 자리라는 표현을 쓸수 있는 세상이 됐다. 누구도 맘대로 할수 없는 세상이란 얘기다. 모두가 하는 건 아무도 하지 않는 사회란 말도 된다. [김용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