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2020 제주현대미술관 상설전 《산,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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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20 제주현대미술관 상설전 《산,산,산》
  • 길민정 기자
  • 승인 2020.08.28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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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1. 21.(화) ~ 9. 20.(일) 제주현대미술관 분관 2020 제주현대미술관 상설전 《산,산,산》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산, 산, 산》展은 제주 현대미술관이 2020년 첫 전시로 마련한 상설전이다. 제주 현대미술관 분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명산의 풍경을 담은 박광진의 기증 작품 8점과 현대미술관과 기당미술관 소장품 중 산을 소재로 한 작품 8점을 소개한다.

박광진_월출산 여름_1990_캔버스에 유채_130.3x193.9
박광진_월출산 여름_1990_캔버스에 유채_130.3x193.9

 

인간의 삶과 함께 해 온 산은 작가들에게도 매력적인 화제(畫題)로 작용하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작품에 등장해왔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산을 넘어 정신, 문화적 영역까지 인간사와 관계된 점과도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한국의 산천을 소재로 하는 실경산수화의 오랜 전통이 있고 근대 서양화 도입 이후, 많은 작가들이 서양의 재료인 유화를 통해 한국의 풍토를 화폭에 담아 온 풍경화의 역사가 있다.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같은 자리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안정감을 주며 안전 기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산에 대한 관심과 애착은 후세대인 동시대 작가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박광진_설악2_1987_캔버스에 유채_116x91cm
박광진_설악2_1987_캔버스에 유채_116x91cm

 

 

두 섹션으로 나뉜 이번 전시의 1층 공간은 박광진의 기증작품으로 구성하였다. 박광진(1935~)은 한국 현대 화단에서 구상미술의 발전과 함께해 온 대표적 작가이다. 195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한국 화단에 유입된 서구 미술의 영향으로 많은 동료 작가들이 앵포르멜, 모노크롬 계열의 추상회화에 몰두할 때에도 박광진은 일관되게 자연의 충실한 재현에 근거한 사실주의 화풍을 견지하였다. 약 60여 년에 이르는 작품 활동 기간 동안 정물, 인물, 풍경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어 왔지만 그중 대다수는 풍경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우리 산천에 대한 애정을 근거로 한 한국적 풍경의 상을 제시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행을 좋아하는 활달한 성정답게 작가가 제주, 전라도, 강원도, 함경도 등 우리나라 전역을 여행 다니며 포착한 한라산, 월출산, 백두산, 설악산의 사시사철 풍경을 볼 수 있다. 풍요로운 가을 정취의 한라산과 생명 가득한 월출산의 봄, 백두산 천지의 성스러운 기운 등 작품 속 화면은 사생에 근거한 사실적인 형과 색의 표현으로 시간과 계절에 따른 산천의 풍토가 생생하다.

 

김택화_한라산 설경_1974_캔버스에 유채_53X65.1cm_기당미술관 소장품
김택화_한라산 설경_1974_캔버스에 유채_53X65.1cm_기당미술관 소장품

 

 

2층 공간은 본 전시 주제인 ‘산’을 보다 풍성히 보여주기 위해 제주 현대미술관 소장품인 전호, 이명복, 오승익의 작품과 제주 최초의 공립미술관인 기당미술관 소장품 김영재, 김택화, 최낙경, 김인수, 채기선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채화 기법으로 깊고 높은 산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표현한 전호의 산, 세밀한 필치, 청색과 황색의 보색 사용과 함께 수평적 구도가 강조된 이명복의 맑은 가을철 한라산 풍경, 황톳빛 화면으로 옛 기억을 소환하는 오승익의 장중한 한라산, 단순한 조형미의 푸른 산의 그림으로 잘 알려진 김영재(Kim Young-zai)가 포착한 1970년대의 고즈넉한 정경의 한라산, 화면 가득한 눈 내린 나무들로 옛 한라산의 숲길을 추억할 수 있는 김택화의 한라산 설경, 윤곽선으로 강조된 중첩된 산과 맑은 공기가 공존하는 최낙경(Choi Nak-kyeong)의 북한산 정경, 표현적 필치와 밝은 색감으로 눈 쌓인 아침 풍경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김인수의 한라산, 심상 속의 풍경을 붉고 노란 기운의 신비스러운 이미지로 제시한 채기선의 한라산 등의 이번 전시 작품들은 산의 고유한 정취를 느끼기 충분하며 향수 어린 옛 기억의 풍경을 소환한다.

 

박광진_영실추경_1993_캔버스에 유채_50X60.6cm
박광진_영실추경_1993_캔버스에 유채_50X60.6cm

 

 

구상미술의 매력은 난해한 여타의 현대미술과 달리 애쓰지 않아도 감각적으로 작품과 쉽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상미술의 미학적 특징과 함께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들이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과 그 표현 양상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새삼 느낄 수 있으며, 약 40년을 아우르는 다른 세대의 작가들이 포착한 1970년대부터 2000년대의 산 풍경을 통해 구상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살필 수 있다.

 

오승익_2012_흔적, 기억-한라산_캔버스에 아크릴릭, 혼합재료_130x162
오승익_2012_흔적, 기억-한라산_캔버스에 아크릴릭, 혼합재료_130x162

 

 

일상의 전자 기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오늘날의 삶에서 만나게 되는 우리나라의 명산 그림들은 마치 오랜만에 흙을 손으로 만졌을 때 느낄 수 있는 살아 있다는 생생한 감각을 되돌려 준다. 산이 본래 인간에게 식량과 기운, 여가 등 인간다운 삶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는 장소였듯 작품으로나마 만나는 산을 통해 풍만한 위안과 기운을 안고 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전시소개

전 시 명 : 2020 제주현대미술관 상설전 <산,산,산>

전시기간 : 2020. 1. 21.(화) ~ 9. 20.(일)

전시구성 : 회화 16점(제주현대미술관 소장품 8점, 기당미술관 소장품 8점)

전시장소 : 제주현대미술관 분관

제주현대미술관: http://www.jejumuseum.go.kr/kor/#close

 

제주현대미술관 사전예약제 운영

1. 기존 제주특별자치도 회원은 로그인 후, 비회원은 휴대전화 또는 아이핀 본인인증 후 예약 가능합니다.

2. 관람일 기준으로 한달 전 1일 9시부터 전날 18시까지 예약 가능하며, 사전 예약하지 않을 경우 입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예: 7월 10일 관람 시, 6월 1일 9시부터 7월 9일 18시까지 예약가능)

3. 입장시간: 1차 09:30~09:50 / 2차 10:30~10:50 / 3차 11:30~11:50 / 4차 12:30~12:50 / 5차 13:30~13:50 / 6차 14:30~14:50 / 7차 15:30~15:50 / 8차 16:30~16:50 

※ 발열체크 및 본인확인 등으로 인해 대기시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4. 1인당 최대 5명까지 예약 가능하며, 시간대별 50명씩 입장 가능합니다.

5. 도슨트는 운영되지 않습니다.

 

제주현대미술관 관람시 주의사항

1. 출입구에서 발열체크 및 방문대장 작성 후 입장하며, 37.5℃ 이상 발열자는 입장이 불가합니다.

2. 방문자 본인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소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 주시고, 마스크 미착용 시에는 입장이 불가합니다.

4. 미술관 입장 후에는 2미터 거리두기를 유지 바랍니다.

5. 사전예약한 입장시간 외에는 입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본 기사와 사진은 공개된 자료들을 공공의 목적으로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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